“센다이에 방사능 비… 도쿄에 곧 도달” 공포 휩싸여
“방사성 물질 농도 증가” 정부 발표에 불안감 커져… “기다릴지 대피할지 난감”
“비 맞으면 피폭된다” 문자·이메일 급속 확산… 센다이 자위대도 “주의”
경향신문 | 소마 | 입력 2011.03.15 19:13 | 수정 2011.03.15 19:18
"내일 내리는 비는 위험하니 맞지 마세요." "방사성물질이 도쿄에도 곧 도달하니 실내에 머물러야 합니다."
일본에 방사능 공포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이 잇따라 폭발한 데 이어 방사성물질의 농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가 이어지면서 일본 열도 전체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강진과 쓰나미에 이어 설상가상으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원전이 폭발한 지역으로부터 50㎞ 정도 떨어진 후쿠시마현 소마시의 다치야 시나코(70)는 AP통신에 "지금까지도 충분히 걱정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정말 무섭다. 방사성 낙진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전적으로 거기에 목숨을 의존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미 쓰나미가 덮쳐 무너져 내린 집을 청소하고 있던 다치야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대피대상으로 고지된 후쿠시마 원전 반경 30㎞ 내에서 20㎞ 더 떨어진 지역이긴 하지만 불안감을 떨칠 수는 없었다.
도시아키 기우치(63)는 "우리가 현재 받는 정보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를 통한 것이 전부"라며 "안전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지 않고 어려운 기술적 용어만을 쓰면서 대피지역으로부터 벗어나려고만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또 "나는 여기에 살고 있었고, 내가 사는 곳에 핵 시설을 지은 것은 그들(정부)이다"라며 "나는 여기를 떠나서 살 수 없다"고 말했다.
한 30대 회사원은 "여기서 무작정 기다려야 할지, 미리 대피를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고 털어놨다.
아사히 신문은 "원자력발전소 주민들에게 정보가 부족해서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난민을 돕고 있는 한 교사는 인터뷰에서 "피난소에 대피한 분들도 더 멀리 가고 싶어한다"면서 "바람이 이쪽으로 불어오고 있다고 하지만 여기에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기도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피난소에 몰려 있는 1000명 이상의 피난민 중 상당수는 "제발 이쯤에서 사태가 수습돼야 할텐데…"라며 두 손 모아 기도를 하기도 했다.
가와마타마치의 한 초등학교에서 딸과 함께 피난 중인 미즈노 후미오(65)는 피난소 텔레비전을 통해 원전 폭발 상황을 알았다면서 "원자력 발전이 참 무섭다. 도쿄전력도 일부 사원을 빼냈다는데 더이상 사람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린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인터넷에서도 방사능 공포는 마찬가지였다. 15일 한 트위터 메시지는 피해현장에 투입된 자위대 군인들이 주민들에게 내리는 비가 위험하니 절대 맞지 말라는 주의를 주고 있다고 전하면서 '방사능 비' 공포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방사성물질이 누출된 지역에 비가 내리면 대기 중의 방사성물질이 빗물에 엉켜 지상으로 낙하하면서 인근 지역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본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이날 센다이를 비롯해 나고야, 히로시마, 다카마쓰 등에 비가 내리거나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튿날인 16일에는 오사카·고베·후쿠오카에는 비가, 나고야·삿포로·히로시마 등에는 눈이 내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도 "수도권에는 내일부터 방사능 오염이 시작된다. 피난만이 살길이다" "더이상 동북지방에서는 못 살 것 같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불과 며칠 전까지 평화롭고 안전했던 날들이 무너지고 있다" 등 일본 누리꾼들의 글이 속속 올라왔다. 특히 "방사성물질이 섞인 비를 맞으면 피폭된다"는 문자와 e메일 등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지자 총무성은 사실무근이라며 시민들에게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한편 각국의 지원 움직임도 빨라졌다. 일본 주재 프랑스대사관은 이날 웹사이트에 발표문을 올려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약한 방사성물질이 도쿄로 날아올 수 있다며 현지 자국민들에게 창문을 닫고 실내에 머물라고 조언했다. 홍콩 보건당국은 후쿠시마 지역을 취재하고 귀국한 언론인 24명에 대해 방사선 노출량 검사를 실시했다.
< 소마(후쿠시마현) | 윤희일·이지선 기자 jslee@kyunghyang.com >
일본에 방사능 공포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이 잇따라 폭발한 데 이어 방사성물질의 농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가 이어지면서 일본 열도 전체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강진과 쓰나미에 이어 설상가상으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원전이 폭발한 지역으로부터 50㎞ 정도 떨어진 후쿠시마현 소마시의 다치야 시나코(70)는 AP통신에 "지금까지도 충분히 걱정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정말 무섭다. 방사성 낙진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전적으로 거기에 목숨을 의존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미 쓰나미가 덮쳐 무너져 내린 집을 청소하고 있던 다치야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대피대상으로 고지된 후쿠시마 원전 반경 30㎞ 내에서 20㎞ 더 떨어진 지역이긴 하지만 불안감을 떨칠 수는 없었다.
도시아키 기우치(63)는 "우리가 현재 받는 정보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를 통한 것이 전부"라며 "안전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지 않고 어려운 기술적 용어만을 쓰면서 대피지역으로부터 벗어나려고만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또 "나는 여기에 살고 있었고, 내가 사는 곳에 핵 시설을 지은 것은 그들(정부)이다"라며 "나는 여기를 떠나서 살 수 없다"고 말했다.
한 30대 회사원은 "여기서 무작정 기다려야 할지, 미리 대피를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고 털어놨다.
아사히 신문은 "원자력발전소 주민들에게 정보가 부족해서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난민을 돕고 있는 한 교사는 인터뷰에서 "피난소에 대피한 분들도 더 멀리 가고 싶어한다"면서 "바람이 이쪽으로 불어오고 있다고 하지만 여기에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기도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피난소에 몰려 있는 1000명 이상의 피난민 중 상당수는 "제발 이쯤에서 사태가 수습돼야 할텐데…"라며 두 손 모아 기도를 하기도 했다.
인터넷에서도 방사능 공포는 마찬가지였다. 15일 한 트위터 메시지는 피해현장에 투입된 자위대 군인들이 주민들에게 내리는 비가 위험하니 절대 맞지 말라는 주의를 주고 있다고 전하면서 '방사능 비' 공포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방사성물질이 누출된 지역에 비가 내리면 대기 중의 방사성물질이 빗물에 엉켜 지상으로 낙하하면서 인근 지역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본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이날 센다이를 비롯해 나고야, 히로시마, 다카마쓰 등에 비가 내리거나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튿날인 16일에는 오사카·고베·후쿠오카에는 비가, 나고야·삿포로·히로시마 등에는 눈이 내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도 "수도권에는 내일부터 방사능 오염이 시작된다. 피난만이 살길이다" "더이상 동북지방에서는 못 살 것 같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불과 며칠 전까지 평화롭고 안전했던 날들이 무너지고 있다" 등 일본 누리꾼들의 글이 속속 올라왔다. 특히 "방사성물질이 섞인 비를 맞으면 피폭된다"는 문자와 e메일 등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지자 총무성은 사실무근이라며 시민들에게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한편 각국의 지원 움직임도 빨라졌다. 일본 주재 프랑스대사관은 이날 웹사이트에 발표문을 올려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약한 방사성물질이 도쿄로 날아올 수 있다며 현지 자국민들에게 창문을 닫고 실내에 머물라고 조언했다. 홍콩 보건당국은 후쿠시마 지역을 취재하고 귀국한 언론인 24명에 대해 방사선 노출량 검사를 실시했다.
< 소마(후쿠시마현) | 윤희일·이지선 기자 jslee@kyunghyang.com >
출처 : FATBOY CLUB
글쓴이 : 레드락(김재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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